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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일기장

엄마, 내일 재택근무니까 편하게 전화하세요

by 우령* 2025. 10. 26.

침대에 누워있는데 큰아들부부가 남편 폰으로 안부를 묻는 전화가 왔다. 남편의 성량이 큰 목소리는 이층에 있는 나에게도 잘 들린다. 내가 아파서 본인이 저녁 차려먹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까지 들은 나는 일어나서 머리를 빗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화상통화를 하는 큰아들부부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엄마가 그런대로 괜찮다는 말을 해주었다.

이렇게 살짝 얼굴만 비춰주는 나에게 큰아들이 말을 했다. "엄마, 내일 저는 재택근무 하니까 편하게 전화하세요"라고. 2주 전 월요일에 "네 목소리가 그립다"라고, 시간 편할 때 목소리 들어보자면서 문자를 넣었더니 재택근무 한다면서 전화를 해서는 "나도 엄마 목소리 듣고 싶었어요"라는 말에 울컥했었다. 늘 씩씩했던 울 엄마가 늙어가시나 했단다. 이제는 보고 싶다는 말도 하시니. 하긴 나도 나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큰아들이 한국에서 근무한 지 만 2년이 지나간다. 그나마 호주와 한국의 시차가 2시간이라서 전화라도 가능하고, 요새는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예전 같으면 국제통화요금이 비싸서 목소리도 못 들었을 테니까.

아래층에 내려온 김에 밥 차려 먹는 나에게 "내가 밥 차려서 먹었다"라는 남편의 말에 대꾸도 안 해주고 밥 먹은 후 약을 챙겨 먹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나에게 "내일 아침 오전 9시 30분에 나 일어난다"라고 외치는 남편에게 "응, 알았어"라고 말해주었다. "남편, 내일 봅시다."

시간 맞추어서 진통제를 먹었더니 두통은 사라졌고 기침이 나기에 감기약을 먹었다.